2월 제주도, 이맘때가 유채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입니다.
올해는 이 유채꽃밭에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코로나 19 사태 때문이겠죠.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고 호소하는 상인들을, 김진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김진]
저는 지금 제주 국제공항에 나와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 제주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이곳에 오는 동안 제주 공항은 평소보다 무척이나 한가한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제주 상황은 어떤지 현장 둘러보겠습니다.
제주도로 가기 위해 김포공항부터 갔는데요,
평소 제주행 탑승 수속을 위해 길게 줄을 섰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제주도 여행객이 없다보니, 편도 3천원대 항공권까지 등장했습니다.
[승무원]
오늘 반 정도만 탈거예요. 절반 정도.
대부분 만석이던 오전 시간 편인데, 좌석은 절반가량 비어있습니다.
제주에 내려 발열검사대를 지나서 공항을 나서는데요, 예년 2월의 제주공항 모습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렌터카 회사 주차장엔 많은 차들이 그냥 세워져 있습니다.
[렌터카 업체]
손님이 반 토막 났다고 그래요, 반 토막. (평소 매출의) 거의 3분의 1. 심각하지. 제주도 전체가 지금 난리지.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까.
공항에서 가까운 유명 관광지 용두암 입니다.
[김진]
기념품점이 아예 문을 닫았네. 원래 여기 열려 있어야 하는데.
기념품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사람이 많아서 사진 한 장 찍기 어려웠던 천지연 폭포도 전혀 붐비지 않았습니다.
[이연숙 / 기념품점 상인 ]
우리도 며칠 문 닫았다가 오늘 처음 문 열었는데 아직까지 마수걸이도 못 했어요.
[왕재준 / 특산품점 상인]
코로나19가 발표되고 급격하게 매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판매를 다 했어야 하는데, 판매가 안 돼서 다 버려야 하는 것들입니다.
한림공원, 산방산, 협재해수욕장 등 제주도 내 대표 관광지들 모두 상황이 비슷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누웨마루거리인데요,
[김진]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중국인 무사증 입국이 중단되면서 텅 비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주 고객인 시내 면세점엔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습니다.
[시내 면세점 직원]
하루에 (손님이) 200~300명 정도 왔었어요. (지금은) 5명, 10명.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는 거예요. 저희는 타격도 굉장히 큰데다가 심각하죠.
서귀포에 위치한 한 관광호텔인데요. 예약이 거의 다 취소됐고, 객실 대부분은 비어 있습니다.
[관광 호텔 주인]
이런 경우가 진짜 한 번도 없었어요.
[관광 호텔 주인]
(하루에) 평균 50박 이상 (예약이)들어왔거든요. 거의 만실이 유지가 됐었는데, 하루에 진짜 200박, 300박 씩 (예약) 취소가 들어오잖아요. 너무 겁나죠.
시장에도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그나마 문을 연 상인들은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김현 / 시장 식당 상인]
손님이 엄청 많이 한 80퍼센트 정도 줄었어요. 하루에 뭐 진짜 심한 날은 한 팀 받은 적도 있고. 직원들도 거의 정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그런 상황이고.
[이현정 / 시장 식당 상인]
손님들이 사람이 많이 다니는 시장은 더욱 꺼려하시는 것 같아요. (매출이) 마이너스여도 일단 (문을) 열고 있어요. 가끔 오시는 손님이라도 받으려고. 진짜 울고 싶어요, 울고 싶어요.
그런데요, 제주도 상인들께서 꼭 강조해 달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제주도에선 코로나 19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이연숙 / 기념품점 상인 ]
(코로나19 진단에서) 다 음성이 나와서 (제주도는) 아무 이상이 없어요, 아직까지는. 그런데도 사람들이 제주도 공항 자체를 안 들어오려고 그러고.
중국관광객들이 많이 다녀갔다는 이유로 걱정하지 마시고, 오히려 이럴때 내국인들이 많이 와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박지은 / 관광객]
제주도는 아직 확진자도 없어서 서울보다는 훨씬 다니기 편한 것 같아요. 안심도 되고.
[관광객]
(제주도) 오니까 안전 문자가 계속 오는 거예요. 여기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으니까 안전하게 여행 다니시면 된다고. 그래서 정말 마음 편하게 여행하고 있어요.
탁 트인 푸른 바다와 유채꽃 물결이 넘실대는 제주. 이 아름다운 풍경을 많은 여행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코로나 19 사태가 어서 진정되기를 바라봅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